새벽에 반쯤 가 본 꾀꼬리 성...
( 다운 힐을 신나게 하다가 어느 묘앞에서 만난 아침해)
새벽 길을 나선다.
잔차를 타고 어디쯤 가면 고운 아침해를 만날까.
나우빌 아파트 뒤를 돌아 옥정교를 넘어 곡교천 잔차도로를 탄다.
새벽 어둠에 산보하는 아줌마 한분을 만난다. 나보다 더 바지런하군.
곡교천을 따라 한없이 올라가 본다 비포장이 나오고 곧 막힌길.
되돌아 나와 현충사길로 올라서 곧 현충사로 들어선다.
현충사 왼쪽 담을 끼고 돌아 백암리 동네를 한바퀴 휘졌는다.
이방인의 잔차 지나감을 느낀 개들이 여기 저기 새벽공기를 가른다.
동네를 넘어 산기슭을 타고 농로를 지난다
잔차 불빛 저 건너 앞에 등굽은 노인이 걸어가신다.
혹시 등산로를 찾는데 어디로 가야지요.
어 저 불빛있는 도로로 가다가 왼쪽으로 올라가면 되는데... 혼자 왔남. 네..
아저씨 산보하러 나오셨나요...아니... 요기 개밥주러 나왔지. 고맙습니다.
논뚝을 가로질러 두서너채 있는 인가를 지나 오르니 묘들이 있고 막다른 길.
내려와 백암사 팻말을 보고 가니 역시 막힌 길.
온 동네 개들이 짓어대고 야단이다.
조금 더 내려와 대충 ?어보니 왼쪽 등산로가 보인다.
이길이구나 오르니 아니 잔차 바퀴가 선명하게 날 반긴다.
조금 타고 오르니 왠 팻말하나가..
꾀꼬리성. 물한산성. 신일아파트. 현충사....가르키는데 눈에 익다.
아 이길~~
새해 첫날 신일 아파트에서 눈내린 길을 오른 경험이 떠오른다.
죽 타고 오른다 넓은 길에서 소로로
묘지를 지나고 또 오르고 오르다 오르다 마지막 끌바를 하고 정상에 선다.
오전 6시 50분
조그만 기다리면 해가 떠오를 것이다.
물도 마시고 체조하면서 시간을 채운다
구름이 있나 동녁이 조금 흐미 흐미 거린다.
저 길로 더 내려갈 볼까 망설이다가 기억으론 다시오기엔 끌바가 심한 것같다.
그냥 해도 못보고 내려가자 내리 쏘는 도중에 해돋이를 만날거야...
마패야 그래 권해준 고글 어룰리나...^*^
두운이가 감탄한 내리막 2km.
마구 쏘아 내리는데 아뿔사 해가 멋지게 떠오른다.
잔차를 내 팽게치고 디카에 담아본다.
이나무에 걸리고 저나무에 걸리고 이리 맞추어보고 저리 디밀어대도
내 느낌대로 담아지지가 않는다.
훨씬 더 많이 내려와 어느 묘지에 서니 정말 해다운 해가 해말갛게 떠오른다
오늘 계획도 없던 새라에 흥분 만끽하면서 돌아간다.
잔차에 집착하는 것인가.
해돋이에 광신도같이 디미는 것인가.
아무도 없는 호젓한 새벽산길이 나를 유혹하는 것인가.
어렸을 적에 우리 동네에 정신이 살푼이 간 어느 여인이
바지에 이슬을 젖은 상태로 실실 웃어가면서 여름 새벽 산을 내려오는 것을 봤다.
그 여인의 웃음에 행복이 담긴 것일까.
아마도 내가 낄낄대면서 홀로 내리 닫는 그 모습을 누가 봤다면
어디 멀쩡한 사람 하나 안 되었구나 ..돌아 버렸군...
하얀 불을 켜고 어둔 겨울산에 올라 묘지마다 잔차로 돌아다닌 사람.
이 사람 아주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입니다. ㅋㅋㅋ.
역순으로 돌아 현충사에 닿는다.
직원만 들어다닌 샛문을 통해 들어가니 사람하나 만난다.
들어가서 사진 한장 찍으면 안될까요. 안됩니다...
뻘쭘하니 되돌아 나와 광장에서 한장 담아 본다.
그리고 곡교천을 따라 내려 온다.
내려 오다가 개천에 떠다니는 청둥오리를 만나다.
디카를 디미니 꾸룩 꾸룩하면서 힘들게 날아 건너편에 앉는다.
산과 물이 어울림이 좋다.
삼봉과 삽교천이 어울림이 좋고
남산과 신정호가 어울림이 좋고
꾀꼬리 오가는 길에 곡교천이 있어서 좋다.
좀 더 수량이 많았더라면 정말 그림이 될만 할건데...아쉽다.
날이 많이 길어지면서 새벽 잔차 길이
남산에서 꾀꼬리로 옮겨 갈 느낌이 드는 새벽이다.
낼 새벽 떼거리로 꾀꼬리에 오른다.
꾀꼬리야 놀래지 말고 그자리에 있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