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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명이 좋다...
아니마토토
2008. 12. 6. 11:00
어제 마패가 퇴근하면서 핸폰을 때린다.
지금 굉장히 추워요...낼 새라 쉬어요...잘못하다가 얼어 죽겠슈...
새라 펑크 낸 것이 미안하지 미리 엄살을 피운다.
그래라~~~.
오늘 새벽 눈이 떠져 밖을 보니 눈이 쌓였다.
묵상하고 성경 한장 보고 읽다 만 코엘료 책을 폈다.
글자가 눈밖에서 가물 가물... 머리속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방한 바지에 방한 져지에 방한모에 방한 장갑에...
머리에 헬멧대신 털모자를 덧쓰고
클릿 신발대신 등산화를 신고 집문 밖으로 나서 남산을 향한다.
눈이 올려면 좀 더 확끈하게 오지
땅위에만 적당히 덮히고 나뭇가지엔 엉성히 쌓였다.
오히려 잔차를 끌고 나왔더라면 어떠했을까...
몇명이 지나간 발자국 따라 남산을 걷는다.
남산의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니
동녘 광덕산에 붉은 빛이 돌면서 서서히 사위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나는 활짝 떠오르는 해돋이보다 이시간을 더 기대한다.
새벽의 여명이 살며시 다가 올 때 그 벅참을 안다.
빛이 어떻게 두려움을 좇아 내는지 깨닫게 된다.
소망이 무엇인지 이 시간을 통하여 느끼게 된다.
산을 통하여 다가오는 여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래서
나는 새라를 좋아한다.
아니 오늘 같이 걸어서 맞이하는 여명도 좋다.
강한 추위를 이기고 산에서 맞이하는 여명과 해돋이.
그 무엇과 바꿀수가 있을까.
마냥 좋아한다.
오늘 뜻깊고 잼나는 송년회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