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오전 7시 05분 무궁화호 1551열차에 몸과 잔차를 싣었습니다.
열차 타러 나와 기차표를 사는데
누가 반가운 인사를 ...562이었습니다.
누구랑 스키타러 어딜 간다고....새해 복 많이 받아라.
열차가 광천 쯤 지나는데 오서산 옆으로 해가 오르더군요.
새해 첫날 열차 안에서 해돋이를 보니
첫 행보가 괜찮아 보입니다.
오늘의 낯선 곳 라이딩은 군산이기에
장항역 쯤에서 내릴 준비를 하는데
아니 장항이 어디로 간거야.
역 건물만 댕그러니 장항이 안 보이는 것입니다.
군산 역시 외곽에 역사만 덩그러니...
열차에서 내려 역 밖으로 나오니
아니 왠 눈이 이렇게 많이
인도는 푹푹 빠지고 차도는 빙판길이고...
도저히 잔차를 탈 엄두가 나지를 않네요.
겨우 대로로 나와 사방을 살피니
금강 철새 조망대가 바로 근처에 있네요.
조망대에 올라가 보니 철새 한마리 보이지않고
잔차 타고 온 기러기 한마리만
어디로 갈까나 난망한듯...
철새 조망대를 나와 군산 시내로 들어서니
금강하구둑이 장엄하게 금강을 막고 있네요.
그 눈 쌓인 길을 타고 하구둑을 달려 봅니다.
아니 겨우 어기적 거리면서 오기로 타고 갑니다.
기어비 1-1로도 타기 힘든 눈길입니다.
다행이 바람도 없고 햇빛도 좋고
여행하기는 좋은 날씨네요.
하구둑을 타고
막 시내로 들어 설려고 하니
채만식 문학관이 나타납니다.
아~ 탁류의 작가 채만식...너무 잼나게 읽었던 소설.
낯선 곳의 여행이 문학 테마 여행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시내로 들어서는 도로
차도는 좀 녹았지만 너무 위험해 접안도로를 탑니다.
바다 바람으로 눈이 덜 쌓인 것이 여유로운 라이딩입니다.
내항까지 군산 뒷골목을 타고 지나갑니다.
그 영화스럽던 군산의 낡고 허름한 뒷모습의 역사를 본 듯 합니다.
어느 식당에서 굴 순두부로 아점을 해결하고
동국사로 해서 월명공원을 올라 라이딩하는데
그 곳에도 신정호처럼 이륜차 자전거 등등 타지 말라고 경고문들이...
그 글귀를 보자 고개도 못들고 사진도 못 찍고
쥐 죽은 듯 라이딩 하였습니다.
은파 관광지까지...
시간상 다 돌리 못하고 물빛다리로 해서 반바퀴 돌고
군산역으로 뒤 돌아 갑니다.
눈이 많이 내린 낯선 곳의 여행
아무 탈 없이 예매된 열차 시간 40분전에 도착.
온양으로 향하는17시 01분 새마을호 1162 열차에
몸과 잔차를 실었습니다.
막 열차를 타고
금강 하구둑을 지나는데 일몰이 잡혔습니다.
새해 첫날
일출과 일몰을 열차 안에서...
이런 잼나는 여행으로 한해를 시작하다니.
온아 모두에게
올해 똑같은 행운이 넘치길 바랍니다.
차이코프스키 '이탈리아 기상곡' 작품45 - 에리히 쿤젤, 신시내티 팝스 오케스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