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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떠나야 합니다...

아니마토토 2008. 2. 20. 11:26

충남 아산군 선장면 군덕리 421번지....

 

끈질기게 따라 다니던 본적이며 현주소입니다.

이제는 떠나야 합니다.

노모를 농토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시집간 딸들의 극성으로

온양으로 당분간(?) 아파트 전세를 내어 옮깁니다 낼모래...

잘된 선택인지 아니면 사지로 끌고 들어가는 것인지 모릅니다.

팔십 평생 한 곳에 뭇박이로 생을 살다가

시멘트 성냥갑같은 구조에 잘 견딜려는가 실험해봅니다.

 

집과 들과 교회밖에 모르던 노친의 머리속에 무엇이 그렬질지 모릅니다.

이웃과도 떨어지고 땅과도 떨어지고 교회와도 멀어지고...

노친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주말에 이곳에 와서 머무르면서 텃밭도 가꾸고

이웃과도 정도 나누고

평생 믿음을 지켜온 교회도 다니고...

그래서 이사는 하지만 노친이 쓰던 자잘구레한 자기짐들은

그곳에 남겨둘 속셈인가봅니다.

글쎄 마음대로 될까요하는 의문을 던집니다.

아마 아무도 없는 빈 아파트를 하루 종일 지키고 있는 어려움과

그냥 문만 열고 나서면 활동무대였던 그 시골의 풍광들이

아파트이 주위와 결코 같지 않을 것입니다.

 

이젠 동떨어진 공간과 색다른 주거가 쉽게 동화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또 살다보면 이런 평안한 생활을 왜 여지껏 하지 못했나 하는 미련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