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잠자리를 차지하고 누은 최고참 마토.
일찍 깨어 새라 대신 신약수 캠프 주위를 산책하며
강원도 깊은 계곡의 맑고 찬 새벽 공기를 맡아 본다.
선산, 하니, 깍두기와 서산 MTB 둘이 철수하고
마이클,몽키와 벨박 그리고 타잔네 가족이 합류하여 삼일째를 맞는다.
어제 그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신기초등학교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여 박지산 라이딩을 떠난다.
강원도 산비탈 어딜 가나 고냉지 감자나 채소밭을 일구어져 있고
여기 저기 비닐하우스들이 있고 야생화나 특수 작물을 재배들 한다.
간간히 그림같은 페션들이 지어져 있는 모습들...
박지산을 오르는 길 옆으로도 비슷한 광경들이 펼쳐진다.
길을 타고 오르면서 공사현장이 여기 저기 이어지는데
몇년전에 당한 수해의 상처가 지금도 계곡 여기 저기에 흔적이 남았다.
제발 마지막 날 오늘만큼은
우리 라이딩을 막는 그런 불상사가 없길 바라면서
공사 중 끈적끈적거리는 아스팔트 위를 지나간다.
샥이 망가져도 체인링 너트가 풀려도 긴 행렬 무리지어 올라간다.
왕초보라고 자타가 공인한 벨박 차를 몰고 뒤따라 정상까지 이동.
드디어 도로 정상에 서고
임로로 들어 설려고 하니 차단기 내려져 있고
그 앞에 주차한 차량에서 한 아저씨 문 열고 나온다.
어제 아침가리골에서 듣던 똑같은 소리가 우리 가슴에 박힌다.
5월 15일까지 입산금지입니다. 미안합니다.
몇 마디 사정을 해보지만 그게 그리 쉽게 통하게는가 ...
다인 앞장 서 이리 저리 산세를 보면서 내리막으로 내려간다.
그래 무슨 묘책이 있을 거야..여기까지 와서 우릴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
어느 만큼 내려와 조그만한 임도가 몹쓸 돌길로 뚫려 있다.
아~~ 이곳이야. 호랙. 차사랑 선발대로 서고 마토도 따라 올라 가본다.
얼마 오르지 않해 여기가 끝이야..그래도 다인 검신 잔차 타고 동물 같이 오른다
마음을 가라 앉히고 그냥 내려 가보자.
선두에게 내려가면 절에서 만나기로 하고
여기 저기 수해복구 중인 길을 덤프 차량이 날리는 흙먼지를 먹으면서
찜찜하게 내려 간다.
간혹 내 앞에 서는 벨박 폼 좋게 내려 간다.
절에 도착하여 기웃 기웃 구경하며 법문을 듣다가
여차 저차 절밥을 얻어 먹는다....ㅋㅋㅋ.
석가님 탄생일에 중생에게 베풀어 주시는 한끼 공양으로 배나 채우고 보자.
이상한 복장으로 선 자리에서 산채 비빕밥과 쑥 절편을 뚝딱 뚝딱 해치운다
절 이름도 모르고 이럴 때 누구에게 감사해야할지...
절에 다니는 호랙보고 스님에게 식사 잘했다고 인사나 드리고 와라.
호랙이 갔다 와서 보고한다.
스님이 그래 저 잔차가 백만원 이상씩 하나요 묻는다...네.
그래 부모님이 사 주셨나요 또 스님이 묻는다...아뇨 내가 벌어서 샀는데요.
아니 무슨 선문답을 하고 왔단 말인가 ㅋㅋㅋㅋ.
배를 채우고 다인과 두운이 혹시 개구녕이 있나 정탐꾼이 되어 떠난다.
그 뒤를 따라 조심 조심 슬슬 모두 이동...
다리를 건너니 철제 자단기 열려져 있고 지키는 사람은 없고.
무슨 작전 수행하듯 손 동작으로 빨리 빨리 이때를 놓치지 말고...
후다닥 통과 하고 뭐 빠지듯 멀리 도망 라이딩을 한다.
얼마쯤 사정 거리를 벗어나 쉬다가 대열을 정리하고 출발할려니
선장의 펑크가 좀 더 쉬게 한다.
늘상 펑크는 쉬다가 떠날 때 쯤 발목을 잡는다. 더 쉬고 가라고..ㅋㅋㅋ.
막히고 뚫리는 극적인 상황이 없었더라면 좀 심심하고 밋밋할 뻔하였다.
슬슬 올라가면서 병아리들이 많이 자랐다고 고수들이 감탄하면서 간다.
그 병아리들이 오르면서 얼마나 박지산이 아름다운지 알고나 탈까...
눈을 내리 깔고 헉헉대는 그 병아리들은 산이 무슨 색인지 알고나 탈까...
계곡에 흐르는 물이 무슨 소리를 내면서 흘러가는지 귀를 열고나 탈까...
짙은 녹색으로 탈바꿈을 한 숲에서 피톤치드가 얼마나 나오는지 계산이나하고 탈까..ㅋㅋㅋ.
다인과 호랙 여유있게 저녁 안주거리로 두릅을 따면서 오른다.
어느 산 모퉁이에서 앞뒤 흩어진 무리가
모두 모여 유쾌한 강원도 원정 라이딩 마지막날를 만끽한다.
그런데 저만치에서 올라오는 파란 트럭 한대
혹시 우리를 붙잡으러 오는 산불 감시 차량이 아닐까....어메 무서워라.
슬금 슬금 잔차들을 세우고 달아날 준비들을 한다.
부릉 부릉 저만치 우리 앞에서 차가 선다.
벌써 많은 숫자들이 달아나 버렸다.
막 갈려고하니 아니 이번엔 태기 잔차가 펑크를 ~~~.
마토 차에서 내리는 중년에게 말을 붙여본다.
수고하시네요..나물을 뜯으러 다니는 부부 산꾼이다.
언제까지 나물을 뜯나요...5월 말까지요..
펑크를 때우는 마패 궁시렁 거린다.
아니 펑크가 났는데 모두 도망을 가버렸다..우씨.
일을 다 치루고 마토 마패 초이 태기 꽁지에서 따라간다.
졸지에 꽁지에 서니 힘이 더 붙친다. 어이구 낑낑~~~.
구비 구비 8부 9부 능선을 돌아 쫓아가니
어느 경관이 좋은 곳에 모여 있다.
단체 사진 찍고 그래도 힘이 남아 있는 젊은 친구들은
한 손으로 혹은 두손으로 잔차를 펄쩍 들어 올려
라이딩 특유의 증명사진을 남긴다.
펑크 땜시 뒤에 쳐졌던 태기가 홀로 그냥 냅다 쏴 달린다.
무슨 억한 울분이 있었던가....ㅋㅋㅋ.
아니 저러다가 갈림길에서 헤메면 어떻하냐 ..다인이 걱정한다.
거의 다 박지산을 �고 마지막 나온 삼거리 길.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한쪽은 임도를 더 탈 수 있는 길
그냥 내려가면 감시원이 있던 그 초소.
그래 마지막까지 하나가 되어 대미를 장식하기로.
모두 하나가 되어 내리 쏘아 초소가 있는 곳에 도착
철제 차단기밑으로 잔차를 디밀면서 한둘씩 나오니
그 빨간 모자의 감시원이 초소에서 벌쭘하게 나온다.
넉살 좋은 마이클 ...어떻게 오다 보니 이리 나오네요. ㅋㅋㅋ.
그래 아저씨 수고 많이 하세요.
모두가 내리 쏘는 그 다운 힐.
거의 모든 잔차들이 시속 50km 이상 내리 쏘아 대니
마이클과 벨박이 탄 차보다 신기 초등학교에 신기하게 훨씬 더 일찍 도착.
잔차를 트럭에 싣고 모든 라이딩 일정을 접는다.
다행이 부상병이나 낙오자 한명없는 안전하고 온전한 원정라이딩이었다.
하나님이 도왔나 부처님이 도왔나
날씨도 들도 말고 더도 말고 라이딩하기에 딱 좋은 날씨.
3일째 박지산의 라이딩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완벽하게 절밥을 얻어 먹어 가면서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참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