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산을 타다가 천년바위에서 숨을 돌렸습니다.
바위에서 건너편에 보이는 초사리 갱티고개.
내 첫 라이딩 입문코스가 바로 저 갱티고개입니다.
그것도 야간라이딩을....
미약한 라이트에 등산화를 신고 평페달의 깡초보 첫 라이딩.
아마도 그 첫경험은 두고 두고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갱티고개와 같은 수많은 고개를
첫경험이란 미숙함으로 여기까지 왔지 않했는가.
천년바위위에서 갱티고개를 바라보면서
지금의 나를 생각하게 합니다.
아직도 미숙하지만 힘들고 벅차게 넘다보니
지금 내 위치가 천년의 바위처럼 흔들림없이 묵직했으면 좋겠습니다.
천년바위를 지나 179계단을 타고 내려와 돌아오는 길.
묘지를 지나 소나무 숲을 걸쳐서 오는 좁은 길에서
환하게 핀 원추리 한송이를 만났습니다.
그 아름다움이 나와 잔차를 멈추게 합니다.
세상을 살면서 이렇게 한번쯤 나를 멈추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다면 얼마나 큰 행운이겠습니까.
그런 행운을 얼마나 자주 만나고 감격하였나요.
오늘 아침 잔차를 타는 것이 즐거운 행운이고
누군가 눈여겨 보지 않는 저 원추리를 만남도 행운입니다.
참 곱고 아름다운 저 꽃이
내 마음에 얼마나 흐믓함을 안기어 주었는지...
오늘도 조그만한 만남에서 즐거운 행운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