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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의 눈망울... "Notturno"

아니마토토 2008. 11. 25. 10:50

 

 

오늘 새벽.

간신히 눈을 뜨니 거의 오전 6시...

불나게 잔차복을 입고  기름 대충 칠하고

막 아파트 문을 나서니 한 두방울 겨울비가 내리더라구요.

이 정도 비야 잔차질에 지장이 없겠지.

남산 계단 밑에 도착하니 점점 비가 굵어지고 더 내리고...

 

어쩔거나  이리 저리 잔차를 굴리다가

어슴프레이 눈에 들어오는 남산 계단밑 정자 안의 모습.

두어분의 노숙자가 물끄러미 겨울비를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겨울 비 때문인지

그 노숙자들의 눈망울 때문인지

갑짜기 잔차를 탈 마음이 식어지면서 고개를 숙이고 

라이딩 포기하고 남산 고개를 내려와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아마도 그 허망한 그들의 눈망울이

내 다리의 힘을 빼어 갔는가 봅니다.

아니 저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무너져내리는 듯한 묘한 기분...

더 맵고 추워질 겨울에 내동댕이 쳐질 노숙자의 아픔이 아려옵니다.

 

우리 모두가

삭막하고 매서운 세상에 내동댕이 쳐진 노숙자들이 아닌지..ㅠㅠㅠ.

 

분위기에 맞은 슈베르트의 풍요한 서정성과

가슴 저미는 센티멘털리즘의  뛰어난 감동적인 작품 하나 감상하시고

위로와 느낌의 댓글 부탁합니다.

 

슈베르트가

세상 떠나기 1년전인 1827년에 완성되어 이듬해 1월 28일,

어렸을때 부터의 죽마고우인 요제프 스파운(Joseph Spaun)의 살롱에서 열린

스파운과 뢰너양의 약혼식에서 초연된 작품이며

이 작품과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겨울 나그네'에서 보여지듯 죽음을

예감하고 있는 슈베르트의 심각한 체관과 우울이

농도 짙게 투영되어 듣는 이의 가슴을 세차게 흔든다.

특히 단악장의 주제는 작곡자에 의해

온유적인 노랫말로 설명될 만큼 절망적인 성격인데

그 노랫말인 즉...


"내 모든 행복은 산산이 흩어졌다.

한때나마 내가 지녔던 모든 것은 사라졌다.

오직 찌터(Zither) 하나만 내 곁에 있을 뿐.

그러나 아직도 나는 즐겁고 부유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