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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의 라이딩

아니마토토 2009. 7. 14. 11:10

 

 

장마철이지만 묘상하게

새라 시간에만 하늘이 도와 주는 것 같다.

오늘 새라는

하늘도 무겁고 남산길도 무겁고 내 몸 역시 무겁고

물 먹은 나무 뿌리를 타고 넘는 잔차 바퀴도 무겁게 삐질거린다.

 

초이가 은석산 라이딩 사진을 올렸다.

밋밋한 2차원 라이딩이 아니고

솟아 오르고 뛰어 오르고 튀는 3차원의 라이딩...

뭐 꼭 다운힐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라이딩의 진수라고 탄성을 지르고 싶지는 않다.

 

싱글길에서

잔차에 체중을 실었다 뺏다 하면서

몸으로 커브를 잡고 살짝 튀는 듯한 라이딩.

그 자체만으로 3차원 라이딩의 입구에 들어선 느낌이다.

 

잔차에 내 몸을 싣고 남산을 오르내리는 단순 수동형에서

잔차와 내가 하나되어 튀고 돌고 솟구쳐오르고

끝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동형으로...

잔차는 타는 것(Ride)이 아니라 모는 것(Drive)으로 표현된다.

 

아기자기한 핸들링

퍼즐 조합 맞추는듯한 기어 변속과

잡아다 놓았다 쉴 틈이 없이 브렉 잡는 손가락

잔차를 어깨로 지긋히 눌러 용트림을 준비하고

단순한 것같지만 치고 빠지는 페달링의 주체 하지의 파워

무게중심을 찾아 현란하게 움직이는 엉덩이

요리조리 장애물을 흘려 보내는 살아있는 눈망울.

그 모두를 충족시켜주는  활화산같이 타오르는 심폐기능.

 

잔차위에서 할 수 있는 그 모든 것들

그것들이 나를 살린다.

그리고 살아가게 한다.

 

 

 

그 비바람 속에서도

이름 모를 버섯 한개체가 삐죽이 나와

홀로 지나가는 나와 잔차를 비속에 멈추게한다.

이름을 몰라 부르지는 못하고 디카에 담아가지고 왔다.

 

 

 

 

이쯤해서 나를

3차원 라이딩 입구까지

몰고 온 수컷과 사진 한장 찍어야겠다.

꼭 찍어야 할 이유가 아니마토 얼굴에 담겨져있다.

 

온아

모두가

한 차원 높은

라이딩의 진수까지 오르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