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내내 분해 이식 작업.
일요일 오후 간단하게 뒷샥 에어 충전하고 미진한 것 마저 손보고
홀로 시험 라이딩 떠나다.
갱티 고개 수월하게 잘 넘어 가고
송악 저수지 콩자갈길과 빨레판 시멘트 길 부드럽게 넘어가고
송남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 한입 묵고 영양갱 사 넣고
마곡리 길로 올라간다
차단기 앞에서 땀을 식히노라니 한무리 남녀 등산객 내려오면서
혼자서 이길을 타고 올라 가느냐고 묻고
심히 안됬다는 눈치를 날리고 유쾌하게 하산한다. ㅠㅠㅠ.
광덕 임로 올라서니 요란한 오토바이 부대
이리 저리 길을 흠집내고 매연 냄새 풍기면서 지나간다.
몇 바퀴째 광덕산을 돌고 도는지 커브길 흔적이 요란하다.
커브를 돌면서 돌진해 오는 그 오토바이의 소리와 속도와 냄새가
나를 위협하면서 움칠거리게 만든다.
선녀탕에서 도착하여 신발 벗고
뜨거워진 몸을 잠간 담그니
선녀와의 궁합이 얼마나 잘 맞는지....몸이 으시시 떨린다.
안양에서 전철 타고 온 세명이 라이너들과 만나고
조금 지나다가 한사진과 만나 근황을 묻고
조금 더 지나다가 선산과 하니를 만난다.
조금 남은 선산네 수박 거덜내고 한참을 수다를 떤다.
헌데 선산아 왜 이리 허리가 아프냐..
아직 세팅이 잘 못됬나 아님 이 인텐스가 낯을 가리나.
선산이 앞샥 사용에 대해 한수 가르켜 주면서 서로의 길을 떠난다.
강당골 업힐 끝 연못에서 어디로 갈까 고민한다.
물도 간당 간당 허리도 휘청 휘청...
그래도 인텐스 시험 라이딩인데 설화산 싱글 안 탈 수가 없지.
설화산 싱글 입구 쯤에서 쑥쑥이도 만난다.
설화산 싱글을 들어서면서
아 누가 이렇게 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놨어...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기분이 꼬인다.
탈진되고 허리도 압박이 오고 물도 떨어졌고
잔차를 탈만하면 길이 깊이 패여 골망지고
낙엽으로 싸여져야할 길이 상처 투성이고....
입에 씨부렁 씨부렁 욕을 달고 싱글길을 간다.
그 좋은 설화산 싱글길.
인텐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길인데
심보 사나운 멧돼지 같은 오토바이족들이 다 망쳐놨다.
이 상처가 아물려면 얼마가 지나가야하나...
아 억울하고 원통하고 흥분되어
어떻게 설화산 싱글길을 타고 내려왔는지 모른다.
목도 타고
마음도 타고
내려오는 길에 호돌이네 집을 들렸다.
냉장고에서 꺼내주는 시원한 월매 캔 막걸리 하나로
목도 축이고 마음도 달래고 힘도 얻고....
저녁 먹고 가라는 것을 라이트도 없고 곧 어두워져
대충 길 안내 받고 헤어지다.
어제 라이딩
인텐스 때문에 흥분한 것이 아니라
그 멧돼지 같은 놈들 때문에 광분된 상태로
인텐스 시험라이딩을 끝내다.
이제 기분을 가라 앉히고
서서히 인텐스와 깊은 사귐이 있어야겠다.
첫 만남 첫 느낌이 좋았다.
혹시 나로 인하여
야속하거나 열 받은 사람이 있다면
이시간 이자리를 빌어 용서를 빈다.
상처입은 설화산 싱글.
커브마다 깊게 골을 내고
부드런 길은 몽땅 헤짚어 놓고
정말 욕이 아니 나올 수가 없었다.
언젠가 하늘 안테나님의 불평이 내 입에서 나오다니...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