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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그 시골 ...

아니마토토 2010. 6. 28. 11:39

 

 

비가 오락가락하던 일요일

오후가 되니 날씨가 빤짝하여 잔차를 타고 집을 나서다.

학성과 삼봉을 타고 싶지만 물하나 들고 나선 몸..혹시 펑크라도 나면

 

신정호로 돌아 순천향대 교정을 지나 21번 국도를 타고 도고온천을 통과한다.

승마장을 지나 삽교천과 서들들판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선다.

언덕 옆으로 공동묘지와 손바닥만한 몇개의 천수답이 층을 이룬다.

 

내 어린 시절 새참 심부름으로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다니던 논배미 몇조각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게 남아 푸른색을 띄고 있다.

 

승성골

김매기를 하거나 비료를 주다가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오는 그 시간을 얼마나 기다렸을꼬...

한 방울이라도 흘리지 않을려고 주전자 주둥이에 신문지로 뭉쳐 막고

다른 한손에 그렇고 그런 안주에 사기 술잔 하나....

 

뜨거운 땡볕을 피해

나무그늘에 철퍼덕 주저 앉아 넘기는 그 막걸리 한목금.

그 넘어가는 소리와 걸죽하게 틀어 내는 트림이

지금 그 좁은 골망을 타고 흘러 내리는 것 같다.

 

예전에 비하여

지금은 너무 수월하게 논 농사를 짓는 것같다.

엊그제 심은 모가 튼튼히 자리를 잡고 진한 녹색을 품는다.

 

선장에 도착하여

본가를 한바퀴 돌고 앞논에 나서니

논관리를 해주는 문씨 노인 부부가 논두렁에 콩을 심는다.

한번 심었는데 달팽이가 그 싹을 다 먹어 치워서 다시 심는다고...

 

논을 대충 쳐다보고

그냥 쉬지 않고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