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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표 김밥과 비닐 장갑

아니마토토 2011. 1. 5. 10:38

어제 오후 출근길 문자 하나 받았다.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인 차봉연교수 모친상이라고...

이리 저리 문상 갈 시간을 재어보니 출근과 동시에 오후2시 서울행 고속뻐스뿐.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영정앞에 흰국화 한송이 올리고  상주와 맞절 한번하고 선채로 돌아서서

곧장 내려오는 정말 번개불에 콩구어 먹듯 서울에 다녀왔다.

 

오늘은 오전부터 근무하는 날

아침에 일어나서 어쩔까 생각하다가

다만 백미터라도 수영하고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그 길로 출근하자.

아침은 출근길에 어떻게 해결이 되겠지...

 

수영장 탈의실에서 직방을 만난다.

언제봐도 고삘이 같다.

새해 복 많이 받고 열심히 하거라... 벌거벗은 몸으로 헤어진다.

풀에 들어가니 몇백미터 그냥 하게된다.

밥은 굶어도 운동은 해야한다는 머리구조는 어떻게 된것인가...ㅠㅠㅠ.

 

시간을 보니 굴다리 밑 순대국밥의 선택은 날라갔고

그 대신 단팥빵과 밤빵을 생각하면서

출근길에 제과점을 걸쳐가도록  운행모드를 잡는다.

이리저리 가다 보니 눈에 김밥집이 들어온다.

아 그냥 두줄의 김밥으로 아침을...

김밥 아줌마가 출근길이냐고 묻고

요즘  야채값이 너무 올라 김밥 장사 못 해먹겠다고 푸념을 늘어 놓는다.

 

그리고 운전하면서 김밥 먹기는 비닐 장갑이 좋다고

나무젓갈과 함께 비닐 장갑 한장 넣어준다.

아줌마표 김밥 두줄과 한장의 비닐장갑이

아침 출근길 포만과 따스함이 배어 나온다.

 

나도 오늘 아이들을 진료할 때

비닐 장갑 한장과 같은 따슷한 그 무엇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