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마봉과 우수마발

아니마토토 2013. 4. 25. 11:51

 

 

 

지난번 마봉에 오를 때부터

말발굽이 싱글길에 깊히 각인이 되었다.

아~~ 말 타는 사람들이 영역을 이곳까지 넓히는구나.

한무더기의 말똥을 피하면서 왠지 내 영역을 침범당하는 느낌이...ㅠㅠㅠ.

오늘 마봉에 거의 올라 가는데 산넘어에서 심한 굉음이 마봉을 흔들어 놓는다.

마침 헤딩 아버님이 내려 오시길래 저게 무슨 소리에요 물었다.

오토바이 네대가 올라가네요.

 

싱글길을 멧돼지가 골 파듯 헤집어 놓은 놈이 저들이군.

궁시렁대면서 마봉에 올라서니

쓰레기 난장판이다.

 

이건 확실히 멧돼지 짓이다.

여기 저기 난삽한 짐승 발자국들

눈꼴 사나와 쉬지도 않고 마봉을 넘어선다.

묘지를 타고 올라가는데 더욱 심해지는 굉음소리.

드디어 마초같은 오도바이 네대와 젊은애들을 만나다.

그 가파른 곳을 오르고 내리고 난리 부르스다.

아무 소리 없이 묵묵히 그들 옆을 지난다.

내 속에 부글 부글 끓은 분노가

그들에게 전해 졌을까.

ㅠㅠㅠㅠ.

 

비속에 황골로 내려

다시 개사육장으로 마봉에 오른다.

마봉 직전 가파른 급경사 오르막 구간.

또 연습에 연습하는 오도방구들을 만난다.

세상사 정말 피하고 싶은 넘과

시간과 장소가 있다.

바로 이순간.

이넘들.

 

마봉길에

사람도 지나가고

말들도 지나가고 멧돼지도...

그리고 굉음을 지르면서 메퀘한 냄새를 풍기면서

오도바이도 지나간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배운

우수 마발이란 말이 머리속을 지나간다.

조만간 마봉에 쓰레기 같은 것들이 차고 넘치지는 않을까.

골치 아프고 산란한 롸딩이 되지 않기를

빗물 튀기는 롸딩속에서

간절히 염원

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