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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마지막 모습.....

아니마토토 2014. 1. 17. 07:09

 

 

 

조금 늦은 밤에 퇴근하여

손발 얼굴을 씻고 책상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한다.

책을 몇 장 넘기면서 조용히 잠이 찾아 오기를 기다린다.

 

오늘 밤은 위화 책 "인생"를 다 읽고

"사람의 목소리가 빛보다 멀리간다"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인생이란 책을 각색해서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1994년 칸 영화제에서 대상 수상을 했다고 한다.

근데 이 영화는 보고 싶지가 않다.

 

너무 힘들게 살아가는 푸구이 가족들을 영상으로 만나고 싶지가 않다.

부인(자전) 아들(유칭) 딸(펑샤) 사위(쿠건) 손녀(얼시)...

한명 한명 사고로 또는 병으로 죽어가는 모습에

눈물대신 포도주 한 모금으로

그 안스러움을 달랜다.

 

천천히 들판은 고요속에 잠기고

사방이 점차 어두워지면서 노을빛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나는 이제 곧 황혼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어두운 밤이 하늘에서 내려오리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광활한 대지가 단단한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부름의 자세다.
여인이 자기 아들 딸을 부르듯이

대지가 어둔 밤을 부르듯이.

 

이렇게 "인생"이란 책은 마무리 짓는다.

 

이제 책을 덮고

잠자리에 들어 가야겠다.

이 순간이 나에게 가장 고역스런 시간이다.

홀 몸으로 잠자리를 덮혀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