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글쓰기는 내 몸을 가볍게 한다.

아니마토토 2014. 2. 26. 06:58

 

 

 

아주 질 좋은 번역가 이윤기씨 책이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지요,라는 질문을 나는 자주 받는다.

내가 글을 잘 써서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 것이 아니고

글 쓰는 일을 아주 직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나는, 생각나는대로,말하고 싶은 대로 쓰면 초단은 되지요,하고 대답한다.

그런데 이게 제대로 되지 않아 초보자의 입단은 번번이 좌절되고 만다.

되풀이 해서 쓴다.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쓰기만 하면 초단이 된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여느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가?

유식해 보이고 싶어서 폼 나는 어휘를 고르고

멋있게 보이고 싶어서 제 생각을 비틀다 제글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을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1부 글쓰기는 내 몸을 가볍게 한다(81p) 라는 곳에서 일부 인용.

 

 

아마 한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국군장병 위문 편지를 쓰는 시간에

국군 아저씨에게 하고 그 다음 글이 이어지지 않아 곤욕을 치루던...

방학 끝날 때 밀린 일기 쓰느냐고 애를 먹었던 시절이 누구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객지에 나가 부모님에게 편지를 쓰려고

부모님 전상서까지 써 놓고 무슨 말을 써야 하나 난감한 때가 있었을 것이다.

연애를 한답시고 골머리 굴려 가면서 되지도 않는 글을 늘어 놓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핸폰을 때리거나

카톡의 이모티콘으로

긴 문장의 글을 쓸 이유가 없어지고

구구 절절 설레발 푸는 글에 대한 두려움과 어색함은 당근.

직업이 아닌 보통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은 쉽지는 않다.

그래도 나는 되든 안되든 지금도 끄적거려본다

실은 말보다 글이 더 편한 때가 많고

글쓰기는 내 몸을 가볍게한다란

말에 진하게 공감한다.

 

이런 이야기를 구차스럽게 쓰는 이유는....

 

 

잔차 뒷풀이 뒷견에서 듣다보며 카페이야기가 나오고

그러다보면 내가 쓴 글에 대한 이야기도 한 두쪽 나오면서

너무 심오해서 너무 낯 설어서 댓글도 매달지 못하겠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내 글에 댓글도 적고 조횟수도 적지만 그렇다고 의기소침하여

글 만드는 자판을 나무라거나 게으름 필 이유는 없다.

한명이라도 내 끄적임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인다면 족하다.

아니 내 한 몸 즐겁고

가벼워짐으로

족하다

 

이윤기씨가 말했듯이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싶은 대로 쓰기만 하면 된다.

 

스카치 능선 타는  [월라]때

맛나는  돼지 갈비와 소맥 잔을 들면서

처음으로 마토님 글에 댓글을 달았다고 스카치가 그런다.

첫 댓글 달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말을 듣고

듄과 올렛이 합창으로 거든다

그냥 막 드리대요~

 

기다려본다.

 

누가 댓글을 달고 막 드리대는지,

댓글 단 자에게 마토는 격한 정을 보낼 것이다.

 

이건 공갈 협박도 아니고 각설이 구걸타령도 아니다

그냥 한 줄의 글쓰기라도 몸을 가볍게하고 

즐거움을 나누자는 내 깊은 뜻이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