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뒤라 싱글로 갈 수없고
안개 속 도로를 타자니 뭔가 덮칠것 같고
어제 빡세게 한 수영 하기는 싫증이 눈에 보이고
그냥 맨숭 맨숭 아침 한나절 보내기엔 따분이 따라오고...
일단 잔차를 몰고 집을 나서니 길이 보인다.
곡교천 따라 흘러 가면 되겠구나.
조금 무장을 가볍게하니
손끝 발끝이 시리다.
우리네 사는 것이 그렇다.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없는 지경엔
그냥 물 흐르듯이 맡겨 두는 것도 한 방책.
강하고 혼탁한 물결이 아닌
유유자적한 흐름에 한번 맡기는 것도 좋겠다.
앞이 보이지 않는 오리무중의 답답함 속에
보이는 것 만큼만 바라보면서 시간에 맡겨두는 것도 좋겠다.
맡겨진 시간이
잔차 두바퀴에 실려
오늘도 구르고 흘러 지나간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그러다보면 따슷한 봄날이 다가 올 것이다.
소리없이 조용하게 내곁으로....
모두 봄맞이 준비를 하시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