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라

속도의 본질은 소외다.

아니마토토 2010. 9. 10. 12:09

 

 

속도의 본질은 공간으로부터의 소외다.

저렇게 빠르게, 어디로들 가는 것인가.

가는 과정을 저렇게 다 버려도 되는 것인가

자전거는 사람의 두 다리에 걸리는 힘을 분산해야만 겨우 산을 넘는다.

느리게 가지만 사람과 기계장치와 길과 풍경을 모두 챙겨서 간다.

 

ㅡ김훈 에세이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에서ㅡ

 

 

지난 주 내내

변덕스런 날씨땜시 롸딩 대신

자전거를 타는 작가 김훈의 책을 잡았다.

 

"속도의 본질은 공간으로부터의 소외다"란 말이 

입과 머리속에서 계속 맴맴돈다.

 

요즘 갱티를 타면서

내리막길에 가속이 붙을수록

검은 도로위에 바람만 날리고 주위 공간들과 

모든 사물들이 잽사게 느낌도 없이 사라짐을 안다.

그리고 빠른 속도 속에  남는 것이란 소외밖에 없음을.....

아니 그 소외속에 뻥 뚫리는 시원함과 광속같은 두려움이 따른다.

 

일요 홀라 롸딩.

갱티를 시원하게 넘고

만수가 된 송악저수지를 돌아

봉수산 임로를 타고 각흘고개에서 광덕으로

마곡리로 내려 다시 송악을 타고 갱티를 넘었다.

 

계곡마다 물소리 요란하고

임로 옆 코스모스가 가을을 알린다.

봉수사 빡센 빨간 업힐 꼬마들의 눈총을 받으며 오른다.

거산리 임로에서 홀로 타는 다른 또 한사람 호돌이를 만나고

마곡리 내리막길이 개울로 변해 물과 바퀴가 튕기어 바다가 된다.

 

홀로 롸딩이 소외인것 같지만

홀로 이기에 자연의 모든 것을 속으로 담는다.

홀라는 속도의 본질에서 벗어났기에 자연속 공간으로 빠져든다.

 

소외가 아니라

자연과 함께 공감하는 홀라가 좋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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