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

잔차 예찬(13)...物 我 一 體

아니마토토 2007. 11. 24. 09:47

 

매일 아침해를 맞이하러 삼봉의 오솔길을 지나는데

오늘따라 훨씬 더 정겹고 포근한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物 我 一 體(물아일체)...외물과 자아 혹은 주관과 객관의 구별없이 하나가 되는 경지

                                 같은 말로 물심일여(物心一如)도 있다고 사전에 나옴.

 

실은 어제 一車一巨 란 말을 만들어 내면서 아이고 그만 예찬론을 막을 내릴까 하다가

신문에 '몰입의 즐거움이란' 책의 저자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기사를 보고

잔차와 몰입이란 말이 오늘 새벽잔차길에서 머리를 떠나지 않했다.

지금 내가 새벽 잔차에 한참 몰입하는 그것이 물아일체며 물심일여이구나...

 

여지껏 살아오면서 여러가지 형태들의 몰입이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 몰입들이 나를 옭아 매는 함정이 되기도 하고

그 몰입을 통하여 나를 만들어 가는 귀한 과정도 되었다.

 

요즘 잔차를 통하여 그 곳에 몰입되는 내가

한없이 자연스럼에 빠져 가는 것같다.

도로를 탈 때보다 임로를 탈 때보다

오늘 사진과 같은 싱글 오솔길을 탈 때 몰아의 경지에 빠진다.

싱글길에 들어 설때 더 자연에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

싱글길에 들어서면 코 끝이 벌렁벌렁 대면서

온몸이 긴장감이 돌고 서서히 나를 잃어버리는  몰입의 경지에 다가간다.

싱글길은 빠르지 않해서 좋다

싱글길은 산만하지 않해서 좋다

싱글길은 산비둘기가 아니고는 방해꾼이 없어 좋다.

무엇보다 바로 옆에 가까이 숲이 있고

바닥에는 낙엽 돌 나무뿌리 자연 그대로 이기에 한없이 좋다.

오늘 그 싱글길을 지나노라면 정말 포근하고 조용하다.

 

몰입...물아일체...그리고 그곳에 묻혀있는 평안과 고요와 즐거움.

 

칙센트미하이 교수의 인터뷰 마지막 말을 옮긴다

 

"일 중독증에 걸린 사람은 업무가 끝나면 갑자기 허탈감을 느끼게 되지요.

 그걸 막기위해선 몰입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에 몰입하다가도 그게 끝나면 하이킹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좁은 길이 왜 필요한지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이가 적음이니라"(성경 마태복음 7:14)

 

한주가 끝나는 오늘 온아맨들이 몰입되어 하는 일에 좋은 열매가 있기를 바랍니다.